Among the many historical records of the 500-year-long Joseon Dynasty, the Ilseongnok (Records of Daily Reflections) stands out as a uniquely detailed and systematic chronicle of a king’s daily life and thoughts. Initiated by King Jeongjo, this vast collection transcends the realm of simple diary entries, encompassing a wide spectrum of political, cultural, diplomatic, and military affairs. It offers invaluable insight into the monarch’s governance and the social landscape of the time. In this post, we will explore the origins, structure, cultural significance, and modern-day relevance of this UNESCO Memory of the World heritage.
'일성록'은 1760년(영조 36)부터 1910년까지 조선 후기 150여 년 동안 국왕의 동정과 국정 운영 내용을 기록한 ‘왕의 일기’입니다. 총 2,329 책으로 구성돼 있으며, 글자 그대로 ‘하루의 반성문’이라는 뜻인데요, 정조가 왕위에 오르기 전에 언행과 학문을 성찰하며 쓴 <존현각일기>에서 유래했습니다. 존현각은 정조가 왕세손 시절부터 머물던 경희궁 안 거처의 이름입니다. 정조는 즉위한 이후 국정 업무가 늘어나자 왕립 도서관인 규장각 관원들에게 일지를 쓰게 하고 그 내용에 대해 자신의 승인을 받게 했습니다. 이로써 ≪일성록≫은 왕의 개인 일기에서 국정에 관한 공식 기록물로 성격이 바뀌게 되었습니다.
조선 왕실은 국정에 참고할 목적으로 이 책을 편찬했는데요, 사건마다 제목을 붙여 놓아 왕이 쉽고 빠르게 살펴볼 수 있도록 했습니다. 또 조선시대의 기록물인 ‘실록’이 후대에 편찬된 것과는 달리, '일성록'은 당대의 사건들을 당시의 시점으로 상세히 담고 있는 역사서라는 점에서 근본적인 사료로서 가치가 큽니다. 또한 18~20세기 동서양 간의 정치와 문화 교류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 함께 세계적인 시대 흐름에 대한 통찰을 담고 있기 때문에 중요한 가치를 지닙니다.
1. 일성록의 작성
- 초기 일성록은 정조가 직접 친히 쓰거나 지시하여 기록되었고, 이후는 승정원 등 관청의 기록 담당자들이 왕의 말씀과 행적을 매일 기록하여 정리하는 방식으로 이어졌습니다.
- 이 기록은 한 해가 끝나면 책자 형식으로 엮어 보관되었으며, 이는 대부분 필사본 형태였습니다.
- 일성록은 이후 정식으로 편찬·보관되는 왕실 기록으로 제도화되었으며, 원본이라기보다 '공식 필사본'이라 부르는 것이 더 정확합니다.
- 현재 전해지는 일성록은 정리된 공문서 기록물의 완성본들로서, 실질적인 “원본의 성격을 갖는 필사본”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필사본의 작성방법 및 순서
필사본이란, 사람이 직접 손으로 한 자 한 자 써 내려간 문서나 책을 의미하며, 인쇄본이 등장하기 전까지는 대부분의 문헌이 필사본 형태였습니다.
[작성순서]
① 원본 확보 또는 구술 청취
- 이미 존재하는 문서를 베껴 쓰는 경우: 기존 문서를 옆에 두고 글자 하나하나 정밀하게 베낌.
- 왕의 지시나 말을 기록하는 경우: 말로 전달받은 내용을 임시로 기록한 뒤 정서함.
② 초안 작성
- 초고는 비교적 자유로운 방식으로 쓰지만, 문장 오류가 없어야 함.
- 특히 공문서인 경우, 초안도 검토와 교정을 반복함.
③ 정서(정식 필사)
- 깨끗한 종이에 정확한 서체로 베껴 씀.
- 글자 간격, 줄맞춤, 용어 사용 등 형식과 규칙을 엄격히 준수함.
④ 검토 및 승인
- 상급자나 관련 관청에서 내용과 형식 모두 감수 및 승인을 득해야 함.
- 공문서나 왕실 기록은 철저한 교차검토가 이루어짐.
⑤ 제책 및 보관
- 일정 분량이 되면 묶어서 책 형태로 만듦.
- 왕실이나 관청의 문서고등에 보관함.
2.Contents and Utilization of the Ilseongnok
Compared to other major historical records, the Ilseongnok has relatively few missing sections. However, it is estimated that a total of about 21 to 29 months of entries are absent. These gaps likely reflect the turbulent periods when national sovereignty weakened and political unrest prevailed.
Unlike the Annals of the Joseon Dynasty (Joseon Wangjo Sillok) or the Diary of the Royal Secretariat (Seungjeongwon Ilgi), the Ilseongnok was compiled primarily for Ilseongnok reflection and as a reference for state administration. As such, it contains vivid records of the king’s own perspective and the political climate of the time—details that are often absent from other official court records.
One of the unique features of the Ilseongnok is its use of the "gangmokche" format, in which entries are divided into “Gang” (綱) and “Mok” (目) sections. The Gang serves as a summarized headline that captures the core topic of an entry, making it easier to navigate the record. The Mok provides the detailed narrative or description corresponding to the headline.
가. 국정 전반 (정치)
- 어전 회의 및 국왕의 지시: 왕과 신하들의 국정 논의, 왕의 하교(下敎) 및 윤음(綸音) 등 국왕의 발언과 명령.
- 인사(人事): 관리들의 임면(任免), 승진, 전보 등 인사 관련 기록. 홍문관 교리 이하 벼슬 임명 기록 등도 포함됩니다.
- 정무(政務): 주요 정책의 시행 및 결과, 정부 편찬 서적, 각종 진휼(賑恤, 흉년 시 구제), 강무(講武, 군사 훈련) 등에 대한 내용.
- 외교: 청나라와의 관계, 일본 및 서양 국가들과의 교류 등 대외 관계에 대한 기록. 특히 19세기 이후 서양 문물 유입 및 제국주의와의 충돌 양상에 대한 상세한 기록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나. 백성 관련
- 소차(疏箚) 및 상언(上言): 신하들이 올리는 상소문, 백성들이 직접 왕에게 억울함을 호소하는 상언(글로 올리는 소원) 및 격쟁(꽹과리를 쳐서 직접 호소하는 행위)에 대한 내용과 그에 따른 왕의 조치가 있음. 이는 당시 하층민들의 신분 상승 움직임과 사회상을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입니다.
다. 사법 및 형정(刑政)
- 형옥류(刑獄類): 죄인에 대한 심문, 처벌, 파직, 체포 등 사법 관련 기록과 각 도 관찰사가 보고한 위법행위, 중죄인의 처벌(괘서, 변란, 역모, 사학, 왕릉 방화 등), 형조에서 처결한 살옥(살인 사건) 등이 상세히 기록되어 있습니다. 18~19세기 범죄 연구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1차 사료입니다.
라. 천문 및 제향
- 천문류(天文類): 날씨 기록(측우기 관측 포함), 일식, 월식 등 천문 현상에 대한 기록.
- 제향류(祭享類): 국가 제례 및 사당 제사 등에 대한 기록.
마. 기타
- 임어소견류(臨御所見類): 국왕이 직접 보고 들은 내용.
- 반사은전류(頒赦恩典類): 왕이 내리는 사면(赦免) 및 은전(恩典) 관련 기록.
- 제배체 해류(除拜遞解類): 관직을 제수(除授)하고 체해(遞解, 관직을 갈고 본향으로 돌려보냄)하는 등 인사 관련 기록.
- 초기서계별단류(抄記書啓別單類): 각종 문건과 서신, 별도의 상세 기록.
- 장계류(狀啓類): 지방관이 올리는 보고서인 장계 내용. 각 도의 상세한 사정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 과시류(科試類): 과거 시험 관련 기록.
3. 일성록의 보관
가. 조선시대 (편찬 당시)
- 궁궐: 일성록은 기본적으로 왕의 일기이자 국정을 파악하는 중요한 자료였으므로, 완성된 책은 궁궐에 보관되었습니다.
- 내각 (규장각): 정조 7년(1783)부터 규장각 관원들이 일성록을 작성하고 왕에게 재가를 받았는데, 이때 작성된 '본초(本草)' 즉 초본은 규장각(내각)에 보관되었습니다. 정조는 1784년에 본초도 함께 들여와 대조할 수 있도록 지시하기도 했습니다. 이는 일성록이 국정 참고용 기록물의 성격을 띠고 있었음을 보여줍니다.
나. 현재
- 서울대학교 규장각 한국학연구원: 일성록의 원본 전체는 현재 서울대학교 규장각 한국학연구원에 보관되어 있습니다. 이곳에서 체계적으로 관리되고 있으며, 1973년 12월 31일에 국보 제153호로 지정되었고, 2011년 5월에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었습니다.
The Ilseongnok is far more than a royal archive of the Joseon Dynasty—it is a living textbook of Korean history. Its detailed accounts of a king’s daily routines and state affairs continue to serve as vital primary sources for scholars in the fields of politics, society, and culture. More than anything, it reflects the humanity and governing philosophy of King Jeongjo, offering timeless lessons for today’s leaders. With ongoing digitization and translation efforts, the Ilseongnok is now becoming a global intellectual treasure and will remain a crucial window through which to understand Korea’s historical legac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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